2013. 9. 26. 01:05

[EXO/다각] 우당탕탕! 민석이네 편의점 3 (부제: 도둑고양이의 범행)



또 일주일이 지났다. 시간은 하이패스마냥 막힘없이 존나 빠르게 지나가는데 왜 우리 편의점에는 아직도 병신 편돌이들 둘과 나 밖에 없는가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도경수도 점점 일에 적응해가고(물론 자그마한 실수를 꼭 하나씩 저질렀지만) 매출도 점점 올랐다. 그래도 첫 사업에 적자는 안날 것 같아서 매일을 기쁨의 나날 속에서 보내고 있었지만 날이 갈수록 피곤함과 노곤함에 찌드는 나이든 내 몸을 어찌할 수는 없었다. 얼른 아르바이트생을 구해야 하는데…. 자야할 시간에 잠 안자고 편의점을 지킨다는 것은 내게 그저 너무 피곤할 뿐이었다.

“형, 왜 물량이 안 맞지? 혹시 형이 먹었어요?”
“뭔 개소리.”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항상 아침에 함께 폐기음식들을 정리하던 김준면이 의아한 목소리로 내게 물어왔다. 나는 다시 확인해보라고 대충 대답했지만 김준면은 몇 번이고 확인해도 똑같다며 이상하다는 말만을 계속 반복했다. 이상한 일은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계속되었다.

“뭔가 이상해.”
“잘못 계산한 거 아니고?”
“꼭 형 타임 후에만 삼각김밥 폐기가 한 개 모자라단 말이야…….”

생각해보면 이상하긴 했다. 김준면과 도경수 타임 후에는 폐기 수가 딱 맞는데 왜 내 타임 후에만 물량이 맞지 않는 것일까.

“편의점 안에 도둑고양이 있는 거 아니야?”
“넌 병신 아니야?”
“아, 형! 저 지금 진지해요!”
“나도 진지해 병신아.”

하여튼 생각을 해도 도둑고양이 같은 이상한 생각만 하는 김준면을 잔뜩 무시해주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았다. 고양이가 어떻게 들어와? 내가 있는데.


우당탕탕! 민석이네 편의점, 3
부제: 도둑고양이의 범행
w.글리


어제 저녁, 오랜만에 또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도경수를 픽업했던 그 날처럼 역시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얼굴들을 마주하고 열심히 마셨던 기억밖에는 나지 않았다. 허세남 김민석은 전에 술값을 내지 않고 내뺐다는 이유로 또 다시 ‘내가 쏜다!’를 외쳐야 했고 결국에 어제는 내빼지 못하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민서기 카드슬래쒸!’를 마구 외치며 정신을 잃었고 눈을 뜨자 따듯한 내 방 침대였다. 문득 시계를 보니 정오가 막 지나고 있었고 내가 새벽에 편의점 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깜짝 놀라 얼른 내려가 보니 김준면이 퀭한 눈을 비비며 나를 맞이했다. 듣자하니 술에 잔뜩 취해 집에 들어서자마자 잠이든 나를 깨우고 또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결국 내 8시간을 도경수가 4시간, 김준면이 4시간으로 쪼개어 자리를 지켰다고 했다. 미안한 마음에 이제부터라도 내가 쭉 있겠다고 하자 김준면은 됐다며 추가일당은 배로 쳐달라고 하고는 나를 올려 보냈다. 돈에 눈이 먼 김준면이 괘씸하긴 하지만 사실 별 생각 없이 했던 말이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못 다 나눈 전기장판과의 사랑을 나누었다.


김준면이 들어오고 도경수가 나가고 시간이 흘러 도경수가 들어오고 내가 나가야하는 시간이 왔다. 단 하루를 일하지 않았을 뿐인데 어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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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랑 가는건 참 좋은데야유회 장소가 느므 맘에 안들어욬 왜왜 그분이 좋아하는곳에서우린 가야하는가 .는 장어니까 또르르 아뇨 61일 예정인데 장소가 갑자기 먼 곳으로 바껴서 흐콰하고 있었어요 심지어 차대절도 없이!!! 알아서!!! 야유회 장소로 찾아오라고!!!!!회사 워크샵 기업 야유회 장소추천 단체로 동해 바다낚시 회사 워크샵 기업 야유회 장소추천 단체로 동해 바다낚시 속초 고성 강릉 주문진 양양 선상 배낚시 체험 낚시배 010 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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